[초점] '청년 일자리=대기업' 왜 엮나

대기업 중심 일자리 양산은 국가적 불안요소 키우는 꼴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8/08/02 [17:00]

[초점] '청년 일자리=대기업' 왜 엮나

대기업 중심 일자리 양산은 국가적 불안요소 키우는 꼴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8/08/02 [17:00]

청년, 단순노무직 경제활동률 역대 최고치 갱신

프리터족, 니트족 증가에 인구절벽까지

 

청년들의 단순노무직 경제활동률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단순노무직 인구는 25만 명에 달했다. 단순노무직은 음식 배달, 기술이 없는 노동(건설 일용직 등),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속한다.

 

스스로 청년실업난이라고 외치는 풍토와 최저임금 인상 정책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이 단순노무직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청년은 25만3천명으로 전체 취업자 구성비의 13.2%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월 22만6천명에 비해 약 3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 청년들이 기피하는 서비스·판매종사자(-14%), 농림어업숙련종사자(07%), 기능·기계조작종사자(-5%)의 취업자 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무종사자 취업자 수만 전년동월比 48% 증가했을 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았던 2009년 5월 역시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청년 수는 23만7천명이었지만, 당시 청년 표본 숫자는 현재보다 월등히 많아 전체 표본의 7%에 해당할 뿐이었다.

 

특히 첫 일자리로 일시적인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증가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의 첫 일자리 근로형태는 중 시간제(아르바이트 등) 일자리가 상당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한 청년은 15.8%였지만 지난 5월에는 16.9%로 상당 수준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여기에 1년 이하의 계약기간을 가진 일자리를 선택한 청년은 지난해 21%에서 21.2%로 증가하고,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가진 일자리를 선택하는 청년은 지난해 4%에서 3.9%로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국내 청년 취업 패턴이 일반적인 일자리 보다는 자신만을 위해 돈을 벌고 사용하는 ‘프리터(free+arbeiter)족’ 또는 ‘니트(Not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으로의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니트족과 프리터족의 양산은 장기적인 청년실업문제와 인식변화가 만들어낸 사회적 기현상으로 분석되는데 이들은 정규 직장과 교육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경제활동을 선호한다는 특징이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말로 듣고 통계로만 보던 일본의 ‘인취절벽’ 현실로

취업형태 바뀌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도 손실

 

작금의 국내 청년들의 취업 마인드 변화와 형태가 향후 국가에 미칠 영화과 효과는 이미 주변국 일본으로부터 답을 볼 수 있다.

 

1990년대 일본은 현재의 대한민국과 같이 청년고용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장기적인 청년실업으로 느낀 피로감과 경제성장으로 삶에 대한 마인드가 바뀐 청년들이 프리터족과 니트족을 자처한 것이다.

 

극단적으로 1992년 일본에 따르면 프리터족과 니트족의 비율은 국내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한 비율(16.9%)과 비슷한 수준인 18%에 달했다. 그러다 2000년 진입 이후 30%대 후반까지 수직 상승했다.

 

1인 경제인구가 극심하던 2004년 일본 게이오대학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4세 프리터가 5년 후에도 프리터로 남아 있을 확률(체류율)은 남녀 모두 60%에 가까웠다. 특히 프리터족과 니트족의 증가가 ‘실업의 장기화’가 일자리의 질적 하향을 주도한 것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 직업별 취업분포도 (자료=통계청)

 

일본이 보여준 고용문제와 인구절벽

대기업 중심 일자리 확장은 불안한 요소

 

일본은 2003년을 기점으로 청년실업률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돌아섰다. 이는 일자리가 늘고 청년들의 인식변화가 가져다 준 선물이 아니다. 인구절벽이라는 극단적인 현실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일본의 청년층 인구수는 1994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2000년에 대 들어서는 연 2.8%의 속도로 빠르게 감소했다. 인구 감소 효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것으로 최근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겹쳤다.

 

결국 일본은 노동공급의 감소와 청년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경제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통 중소기업들은 노동력을 구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기울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한국에서 인재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9년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일자리 확장 정책을 주도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제영역 침범 등으로 인한 양극화가 가속되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일감 몰아주기 등 범죄에 만성면역이 되어 있는 독점체재의 국내 대기업에게 낙수효과는 말뿐인 용어다.

 

여기에 대기업들은 우회적으로 문재인 정부에 일자리를 빌미로 적극적인 규제 개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 정부도 이런 기조에 발맞춰 호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불안한 요소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청년들의 안정된 일자리창출을 위한 양과 질의 향상을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는 사회적 양극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경제의 핵심층을 구성하는 중간 규모의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인식변화와 인구절벽은 현실이다. 대기업 일자리 확충은 단기적 처방이 될 뿐 장기적으로 국가 기반을 망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곁들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기업 의존이 아닌 중견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와 들이닥친 인구절벽, 청년들의 인식변화, 사회적 구조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검토해야 한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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