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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에 고성까지 ‘국가혈액관리’ 토론회…적십자 강변 쏟아져

대한적십자사 “입찰서 특혜준 적 없다”…논란에 불쾌감 드러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7/11 [09:23]

막말에 고성까지 ‘국가혈액관리’ 토론회…적십자 강변 쏟아져

대한적십자사 “입찰서 특혜준 적 없다”…논란에 불쾌감 드러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7/11 [09:23]

패널들 “별도의 혈액관리 조직이나 견제장치 필요해”
대한적십자사 “입찰서 특혜준 적 없다”…논란에 불쾌감 드러내

 

최근 대한적십자사를 중심으로 혈액백 입찰 논란, 면역검사 시스템 논란 등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국가 혈액관리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대한적십자사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별도의 조직을 꾸리거나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한적십자에서는 이러한 지적을 불쾌해하는 눈치였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은 최근 입찰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에 대해 “특별히 불이익을 준 바 없으며, 특혜를 줬다고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법적절차를 밟고 있다”고 강변했고, 대한적십자사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를 향해 “불쾌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가혈액관리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가혈액관리,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대한적십자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혈액관리사업을 수행해왔지만 중장기 발전계획 수행을 위해서는 보다 독립된 국가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실제로 전세계적으로도 적십자사가 채혈부터 공급까지 혈액사업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는 나라는 11%에 불과하고 점차 국가차원의 혈액사업으로 이행하고 있는 추세”라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차영주 중앙대학교 교수는 안전한 혈액을 안정적으로 적재적소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혈액원이 기능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혈액사업의 경우 의료진에게 의료방향을 요구해야하기도 하고 검사키트나 시약개발에 혈액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도 있는 만큼 전문기관 설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적십자사라는 한개의 혈액원이 채혈과 검사와 홍보를 다 맡아 하는 시스템 보다는 국가혈액안전관리원(가칭)이라는 재단 하에 홍보센터와 수혈관리센터, 연구센터 등을 별도로 두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국가혈액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교수 역시도 국가혈액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에는 동감했지만, 혈액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는 ‘환자혈액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최소한의 치료로 불필요한 수혈은 피하면서 환자의 치료성적은 개선시키는 방식을 적용했을 때 환자의 생명수치가 좋아지고 재원기간이 줄었다는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수혈을 줄이는 문제는 재단 차원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가에서 혈액관리원을 꾸려갈 수 있도록 법적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자격으로 토론에 참여한 강주성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현재 92%의 혈액사업을 적십자가 독점하고 나머지를 중앙대학교병원 헌혈센터와 한마음 혈액원이 맡고 있다. 사실상 독점구조가 되다보니 문제점이 한두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적십자사의 기능이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국가혈액안전관리원의 설립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현재의 헌혈 구조는 사실상 매혈에 가깝다. 영화표를 주거나 빵이나 우유 등의 대가를 주는 방식은 국가가 안정적으로 헌혈자를 다변화시키지 못했고 헌혈에 대한 경험자체를 타산적으로 계산적인 측면으로 만들었다. 명칭은 헌혈인데 2만원 정도의 대가와 헌혈증서를 지불하는 방식이 돼버렸다”며 적십자사의 운영방식을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황유성 대한산업보건협회 한마음혈액원 원장은 지금의 혈액사업이 적십자 위주로 운영되면서 환자 편의보다는 기득권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진단하며 별도의 법인을 만들고 혈액제제를 일원화 시킴과 동시에 각종 1+1 이벤트도 진행하지 못하도록 제대로 된 혈액관리 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나라 혈액사업 연혁.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을 중심으로 발생한 각종 논란들이 눈에 띈다.  © 박영주 기자

 

권한축소‧별도법인 발언에 뿔난 적십자
“조직 다시 만드는 것은 75년으로 회귀하는 것”
현재의 분산구조 조차 불쾌한 적십자…국무총리실 산하 요구

 

패널들의 토론을 지켜본 대한적십자사는 즉각 불쾌감을 표했다.

 

김명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장은 “차영주 교수님의 발제를 들으면서 많이 동감했지만 재단법인 형태 이야기를 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재단을 꾸리는 것은 허구에 가깝다. 선진국 사례를 봤을 때 여러 기관이 나눠서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생각했을 때 옳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김 본부장은 현재 혈액사업을 대한적십자사와 중앙대헌혈센터, 한마음혈액원에서 분산해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적십자사는 감사원 감사나 국감 등을 받고 있지만 일반혈액원은 감사도 안 받고 관리에 소홀한 면은 민간혈액원이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한 관리 이뤄져야하고 분산운영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진단이 있어야 한다”며 “3곳으로 분산된 관리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적십자사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둬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지금 재단법인을 만들자는 것은 언론으로부터 지탄받고 유명무실해졌던 혈액관리협회 같은 조직을 다시만들자는 것인데, 이는 75년으로 회귀하자는 이야기 같아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적십자는 이날 대한적십자사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노조 사무국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컨트롤 타워 형식이 세워졌을 때 이로 인해 이득을 볼 자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심이 든다. 실질적으로 적십자사 아닌 한마음혈액원, 중앙대병원혈액센터, 강주성 대표님께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며 특정 이들에 대한 이득이 발생하는 재단형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A씨는 최근 혈액백이나 면역검체 입찰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해온 강주성 건세넷 대표를 향해서도 “왜 적십자에 대해 공개적인 형태로 문제제기 하시느냐. 불쾌하다. 그런식으로 말씀을 계속 하실거면 혈액관리위원회에서 나가주셨으면 좋겠다”고 언성을 높이다 좌장을 맡은 이윤성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김 본부장 역시도 “특별히 특정 업체에 불이익을 준 바는 없다. 입찰은 교과서적인 관점에서 충실히 진행했고, 의도적으로 특혜준 것처럼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법적절차를 밟고 있다”며 항변을 이어갔다.

 

적십자의 항변을 듣던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조덕 교수는 “과거에 적십자사가 업무를 하면서 굉장히 독선적인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한마음혈액원이 나타나면서 상당히 개선됐다. 적십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분산의 순기능은 확실히 있다”며 “적십자가 최고의 집단이라면 더 노력하고 겸손해야 한다. 자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강주성 대표 역시 “저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이다. 제가 경험했던 적십자사는 어떤 일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조직이다. 욕을 안먹으로면 더 잘하라”고 일침을 놓았고, 대한적십자사 노조원들이 “근거 있는 디스를 해라”, “말씀 그런식으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진 상태에서 토론회가 끝났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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