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의 끝없는 추락…‘퇴진 요구 높아져’

기내식 대란 이어 과잉의전 논란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8/07/09 [18:05]

박삼구 회장의 끝없는 추락…‘퇴진 요구 높아져’

기내식 대란 이어 과잉의전 논란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8/07/09 [18:05]

기내식 대란 이어 과잉의전 논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 왕국’ 비꼬기도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여전히 논란인 가운데 이번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여승무원들을 ‘기쁨조’ 역할로 동원했다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박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당 영상에는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 교육생들이 줄지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을 아는지” 등 사이비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보는 사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현직 아시아나항공에서 재직중인 승무원  A씨가 출연해 박삼구 회장과 회사의 갑질행태를 고발했다.

 

A씨는 동영상과 관련해 “회장님이 한 달에 한 번씩 교육생들의 교육현장을 방문한다. (교육생들은) 그것에 맞춰 미리 준비한 노래와 퍼포먼스”라며 “모든 승무원들이 똑같은 사례를 매달 겪어온 행사”라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문화저널21 DB/ 자료사진) 


특히 사측은 해당 영상과 관련해 ‘승무원들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A씨의 주장처럼 “매달 겪어온 행사”라는 점을 살펴볼 때 이러한 해명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어 A씨는 “(사측의 해명처럼)자발적이었을 수도 있었던 적이 한 차례 있었던 것 같다. 입사 후에 회장님의 첫 방문 때는 그나마 저희가 설레고 기쁜 마음이 있었다”며 “회장님의 입맛에 맞게 저희가 노래를 개사하고 ‘너는 울고, 너는 안기고, 너희는 달려가서 팔짱 끼어라’ 주문을 들으면서 정상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회장 방문 시 눈물을 흘린다”며 “일단 박 회장이 들어오기 전에 3명에서 4명 정도를 골라 복도에서 걸어오실 때 달려가서 반기는 역할을 정한다”며 “박 회장을 가운데 끼고 삥 둘러서서 ‘회장님 보고 싶어 밤잠을 설쳤습니다’ ‘어젯밤 꿈에 회장님이 나오실 정도였다’ 등등 준비된 멘트를 한다”고 폭로했다.

 

앞서 지난 2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박 회장의 ‘미투’ 폭로가 나온 바 있다. 당시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승무원들이 로비에 커다란 원 모양으로 서서 손뼉을 치며 박 회장을 맞이했고, 박 회장이 직접 신체접촉을 시도하거나 관리자들이 직원에게 ‘회장에게 안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때문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의 왕국’이 아니냐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거리로 나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사회·정치 각 분야에서 박삼구 회장 비판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가 열렸다. 

 

해당 문화제에 참석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승객·직원 굶기는 39 OUT!’ ‘침묵하지 말자!’ ‘1600억 돌려주고 기내식대란 즉각 해결’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특히 참석자 대부분이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화인CS 대표 윤모 씨를 추모하기 위해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었다. 이들은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 퇴진을 소리 높여 외쳤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는 9일 오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갑질과 탐욕이 부른 노밀사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책임져라’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박 회장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3년차 밖에 안 된 비정규직이지만 동료는 5명 뿐”이라며 “아시아나의 불법 파견직과 간접고용 등의 문제를 제기해, 새로 입사하는 후배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 최근 아시아나 항공에서 발생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지난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과 시민들이 모여 금호아시아나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사진=문화저널21 DB/ 자료사진)

 

이어 “지금의 사태가 노밀에서 시작됐지만 회사가 말한 발전 속에 직원은 없고, 경영 정상화에 직원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현장에서 갑질을 일삼아온 관리자와 무능력한 경영진은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처럼 아시아항공 직원들과 노조원들이 박삼구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박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내식 대란과 관련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경영진을 규탄하는 두 번째 집회를 열고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며 “이번 기내식 대란은 지금까지 만연했던 구조적인 폭력과 갑질이 곪아 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변인은 “정의당은 이들의 행동을 적극 지지한다”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 박 회장의 파렴치한 갑질은 한 사람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았으며,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회장 자녀의 계열사 임원 임명, 승무원들에게 오랫동안 강요됐던 박 회장 과잉 의전 등 재벌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상상을 뛰어넘는 행태들까지 드러났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갑질 사태는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 도입되는 IFRS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 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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