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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꽃과 마음 / 전봉건

서대선 | 기사입력 2018/07/09 [09:10]

[이 아침의 시] 꽃과 마음 / 전봉건

서대선 | 입력 : 2018/07/09 [09:10]

꽃과 마음

 

나는 꽃을

만질 수가 있지만

내 마음을

만질 수는 없어요

 

하지만

꽃은 

내 마음을 

만질 수가 있답니다

 

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색색가지 예쁘게 물드는 것은

 

꽃이 

색색가지 예쁜 손으로

내 마음을

만지작거리는 때문입니다

 

# 왜 ‘찰리 브라운’ 만화 속에 나오는 ‘라이너스’는 항상 어린 시절 덮었던 '하늘색 담요‘를 끌고 다닐까? ‘접촉위안(contact comfort)’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접촉위안은 우리 뇌의 시상 하부에서 엔도르핀을, 뇌하수체에서는 옥시토신을 분비시켜 행복감과 안정된 기분을 이끌어 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피부는 밖으로 돌출된 뇌’와 같다. ‘접촉위안’이 필요한 이유이다. 마음의 기관은 뇌이지만 피부도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피부에는 일정한 속도와 압력이 작용해야 활동하는 C-촉각 신경섬유가 있는데, 이 신경은 엄마가 아기를 달랠 때 쓰다듬어주는 동작과 유사한 물리적 환경에서 접촉위안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접촉위안'이 상징적으로 내재화 되면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위안을 얻을 수 있다.  “꽃을/바라보는/내 마음이/색색가지 예쁘게 물드는 것은” “꽃이/색색가지 예쁜 손으로/내 마음을/만지작거리는 때문”인 것이다. ‘접촉위안’을 주는 것이 어디 “꽃"뿐이랴.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한 편의 시, 어깨를 다독거려 주는 소설 속 문장, 아늑한 어머니의 품속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과 그림, 다정한 눈 맞춤, 따스한 안부, 위로와 격려 등도 힘든 일상을 건널 때, ‘접촉위안’이 될 수 있으리라.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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