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탄핵 앞두고 계엄령 준비…구체적 실행계획 작성

기무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 보고…“군 차원 대비 필요”

송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7/06 [16:10]

기무사, 탄핵 앞두고 계엄령 준비…구체적 실행계획 작성

기무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 보고…“군 차원 대비 필요”

송가영 기자 | 입력 : 2018/07/06 [16:10]

기무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 보고…“군 차원 대비 필요”

계엄령 선포에 따른 軍 책임 평가절하…위헌소지 법적 검토도

 

국군기무사령관(이하 기무사)이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일었던 촛불집회 탄압을 위한 '계엄령 선포'를 준비하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엄령 경고 발언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하 전시계엄수행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 지난해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해당 문건은 헌법대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둔 3월초 기무사령관이 당시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한 문건으로 알려졌다.

 

전시계엄수행방안에는 기존 문건들과 달리 법적요건부터 절차 등 법률 검토적 성격이 강하다. 해당 문건의 8쪽 '위수령 또는 계엄시행준비 착수' 항목에 "본 대비계획을 국방부, 육본 등 관련부대에 제공"이라고 작성돼 있다.

 

또한 전시계엄수행방안은 △현상진단 △비상조치유형 △위수령발령 △계엄선포 △향후조치 등 총 5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기무사는 '현상진단'에서 당시의 상황을 북한이 북극성 2호 시험발사에 이어 오는 3월 한미연습에 맞춰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탄핵이 결정된 이후 이에 불복한 대규모 시위대가 서울을 중심으로 집결해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진입을 시도하고 진보 또는 보는 보수 특정인사의 선동으로 집회·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도발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 속에서 시위 악화로 인한 국정혼란이 가중될 경우 국가 안보에 위기가 초래될 수 있어 군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비상조치유형'에는 기무사의 단계별 비상조치 시행방안이 정리돼 있다. '위수령'과 '계엄'의 차이를 비교하고 국민들의 계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해 초기에 위수령을 발령해 대응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계엄 전환 검토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위수령 사용이 쉽지 않은 한계 상황과 계엄 직행에 부담을 느끼는 등 고민을 담은 내용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민 권리 침해 등 위수령의 위헌 소지에 대해서는 "군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며 평가절하했고 국회에서 위수령 무효법안이 가결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일정 기간 위수령 유지가 가능하다"고 제시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내용들로 미뤄볼 때 기무사는 비상조치의 법적요건이나 절차를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고 발령권자, 증원부대의 지정·배치, 계엄사 편성·업무 등 실질적인 실행계획을 작성했다.

 

최근까지 기무사가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만한 이렇다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문건 발표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 인권센터 “당시 촛불집회 참여 인파 학살할 정도의 병력”

추미애, 지난 2016년 “최종적으로 계엄령 준비 정보 돌아”

여론 질타 받아…이철희 “현역 군인 제보 들은 것으로 알아”

 

소식을 접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작전이 실행돼 무장병력이 투입됐다면 광화문 광장에 모인 촛불집회 인파를 모두 학살할 수 있을 정도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상계엄 시에는 군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때문에 당시 야권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대표들을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해 단심제로 징역에서 사형까지 판결을 내릴 수도 있도록 계획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건에서는 군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뒤 국가를 장악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계획까지 명시했다. 전방을 지키는 3·5기갑여단, 30사단, 20사단을 서울로 진주시키고 1·9공수여단까지 추입해 2개월내로 국회를 장악하는 계획을 했다"며 전두환 정권의 12.12 군사반란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특히 추 대표가 지난 2016년 11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령 철회를 요구하는 경고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 대표는 "박사모를 시켜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게 한 다음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며 하야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당은 계엄령 존재 여부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당시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계엄령은 있지도, 있을 수도 없는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다. 추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의 대리인 격으로 알려졌다 보니 문 전 대표를 보호하려는 듯 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계엄령 경고' 발언으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구체적인 정황증거를 제시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과거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인명피해를 만든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가 다시 일어난다는데 따른 공포 여론까지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추 대표가 당시 현역 군인으로부터 계엄령에 관한 제보를 들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당시 단원고에 군 요원을 배치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간인 사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계엄령 준비 문건'까지 그러나면서 기무사 전면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군인권센터는 법리 검토를 마무리하는 대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장준규 계엄사령관 내정자 등 관련인들을 모두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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