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오돌 사태, 단기적 ‘약가인상’만이 해법일까

“지금은 약가인상으로 해결가능…계속 그런 방식으로 해결할건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7/03 [17:54]

리피오돌 사태, 단기적 ‘약가인상’만이 해법일까

“지금은 약가인상으로 해결가능…계속 그런 방식으로 해결할건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7/03 [17:54]

필수의약품 공급 위한 공공제약 컨트롤 타워 필요성 제기돼
“지금은 약가인상으로 해결가능…계속 그런 방식으로 해결할건가”
건강보험재정에만 의존하는 우리나라, 공공제약사 구축까진 갈길 멀어

 

최근 다국적 제약사 게르베코리아가 약값을 5배나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해 많은 간암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사실상 필수의약품을 독점하는 특정 제약사가 환자들의 목숨을 빌미로 갑질을 일삼은 모양새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필수의약품 공급을 위한 공공제약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리피오돌 사태'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리피오돌 사태를 통해 본 필수의약품 생산‧공급 방안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리피오돌은 경동맥화학색전술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물질로, 국내 간암환자의 90%가 투약하는 필수 치료제다. 하지만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게르베코리아가 약값을 5만256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무려 5배를 올려 달라 요구하며 수입을 중단해 환자피해가 발생했다.

 

발제를 맡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강아라 정책국장은 리피오돌 공급 중단이라는 제약사의 협박이 있기 까지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대안 없이 약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 것인지 묻고 싶다”고 일침을 놓았다.

 

강 국장은 “과거 환자수가 적기 때문에 약가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게르베는 최근 중국 리피오돌 사용량 급증으로 원료수급이 어렵다며 또다시 약가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리피오돌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이후 지금까지 1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공급부족 이야기를 했다”며 약가인상 만으로는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수의약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제약사가 가격인상을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에서는 이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제약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공이익을 위한 의약품 사용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강아라 정책국장이 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리피오돌 사태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제약사들의 약가책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뒤이어 ‘필수의약품 공급방안’에 대해 발제를 맡은 권혜영 목원대학교 의생명보건학부 교수는 “국가마다 약가를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 다르고, 기업 입장에서는 각각의 국가에 다른 약가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 때문에 단순히 출시지연이나 공급거부로 결과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국가의 선제적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프랑스에서는 의약품 공급중단에 대한 제제를 시행하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대체의약품 중 국내구매가능 의약품을 확인하고 재고를 관리하는 방식의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보체계 구축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부재하다”며 공공제약 컨트롤 타워가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필수의약품의 안전정 공급을 위해서는 단순히 약가인상 만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전공급 협의체를 구성해 공적개입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약가인상’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공제약사 설립 보다는 퇴장방지의약품 제도의 제대로 된 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는 “리피오돌에 사용되는 비용이 매우 낮은 것을 감안할 때, 리피오돌의 가격인상은 환자에게도 큰 부담이 되지 않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오히려 가격인상을 통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고 봤다.

 

윤 대표는 “제약사들이 리피오돌 대체품을 만들지 않는 이유는 만들기 어렵거나 돈이 안되거나인데,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오히려 복제약을 만드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존재치 않는 복제약을 만들 동기가 될 수 있다”며 오히려 의약품의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리피오돌 사태를 통해 본 필수의약품 생산·공급방안' 긴급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일련의 의견을 들은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윤병철 과장은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의 건강보험 제도는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좋은 제도다. 공공제약사 제도를 도입한다면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아직까지 공공제약사 이슈는 섣부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 정현철 사무관은 “현재 리피오돌의 원료제조처는 두군데인데 한군데가 게르베, 나머지 한군데는 게르베의 자회사다. 일단 식약처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면서 리피오돌의 제네릭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답하며 향후 제네릭 출연에 있어 행정지원을 할 예정이라 밝혔다.

 

토론을 마치면서 참석자들은 아쉬움이 가득한 평을 남겼다. 아직까지 공공제약사 구축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아라 국장은 “리피오돌 같은 문제가 터졌을 때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약가인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월호 사고가 났는데 내 아이에게만 구명조끼를 입혀주는 방식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비싼 약을 먹어야 하는 환자를 생각해서라도 보다 평준화된 논리로 사회를 설득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영 교수 역시도 “건강보험재정이 요술항아리도 아니고 누군가는 부담을 해야 한다. 지금이야 급여로 인해 약가부담이 적은 상황이지만 계속 약가가 인상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더불어 산다는 관점을 강조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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