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파문 / 신현정

서대선 | 기사입력 2018/07/02 [10:17]

[이 아침의 시] 파문 / 신현정

서대선 | 입력 : 2018/07/02 [10:17]

파문

 

연잎 위의 이슬이

이웃 마실 가듯 한가로이 물 속으로 굴러 내리지만

여기 평화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이슬 한 개 굴러내리면서

아, 수면에 고요히 눈을 뜬 동그라미가 연못을 꽉

차게

돌아나가더니만

이 안에서 들어와 잠을 자던 하늘이며 나무며 산이

건곤일척(乾坤一擲) 일거에 일어서서 그 커다란 몸

을 추스른다

새들, 도도히 날아간다

 

#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택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날까? (Does the flap of a butterfly's wings in Brazil set off a tornado in Texas?)'.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나비효과(butterly effect)를 제기했던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Edward Lorenz)의 예상은 적중하였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중국, 한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 주식시장에 빨간불이 켜졌고, 유럽연합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되면서 그리스는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연잎 위의 이슬이/이웃 마실 가듯 한가로이 물 속으로 굴러” 내렸을 뿐인데, “수면에 고요히 눈을 뜬 동그라미가 연못을 꽉/차게/돌아나가더니만/이 안에서 들어와 잠을 자던 하늘이며 나무며 산이/건곤일척(乾坤一擲) 일거에 일어서서 그 커다란 몸/을 추스”르게 하더니, 급기야 연 못 근처에 있던 “새들”까지도 날아가 버리는 일이 발생하는 ‘나비효과’를 전언하고 있다.   

 

‘물웅덩이에 한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면 전체에 파문이 퍼져가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뒤틀린 마음이 전 세계를 뒤틀리게 하는 것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곳에, “한가로워 보이는 곳에” 안전해 보이는 곳에 내재된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이는 요소들이 가져올 수도 있는 “파문”을 예측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세상 어느 곳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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