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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반달 / 이성선

서대선 | 기사입력 2018/06/18 [08:26]

[이 아침의 시] 반달 / 이성선

서대선 | 입력 : 2018/06/18 [08:26]

반달

-山詩.19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는 언제쯤 일까? 출생 후 6개월 정도의 유아가 보는 앞에서 장난감을 보자기로 덮으면, 유아는 더 이상 장난감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9-10개월 된 유아 앞에서 장난감을 보자기로 덮으면, 몇 초 지나지 않아 유아는 보자기를 들추고 장난감을 찾아낸다. 유아에게 대상영속성을 지각하는 인지능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이란 자신과 주변 세계에 대한 두 가지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획득되는 인지기능이다. 하나는 자신이 주변 세계와는 독립된 존재라는 인식이며, 또 하나는 주변의 물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더라도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밤하늘에 “반달”이 떠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반달”을 바라보는 시인은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반달의 나머지 부분은 자신처럼 그리운 마음 가득할 “네가” 보고 있다고 전언한다.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던, 얼마나 오래 떨어져 있던 그것은 문제 되지 않으리라.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없어도 대상영속성의 인지능력은 사랑하는 상대도 지금 나와 같이 잠 못 이루며 밤하늘에 떠 있는 “반달”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달”은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문화저널21 편집 위원 서대선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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