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라돈침대’ 공포…분노한 소비자들 “회수부터 하라”

라돈침대 간담회서 피해사례 증언 속출…피부질환부터 폐암판정까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5/21 [16:10]

커지는 ‘라돈침대’ 공포…분노한 소비자들 “회수부터 하라”

라돈침대 간담회서 피해사례 증언 속출…피부질환부터 폐암판정까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5/21 [16:10]

라돈침대 간담회서 피해사례 증언 속출…피부질환부터 폐암판정까지

1급 발암물질 라돈, 내부피폭 기준도 없어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비슷하다”

 

음이온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던 대진침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라돈침대’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라돈침대 문제해결을 위한 간담회’가 열려 소비자들이 정부관계자들과 만나 분노를 표출했다.

 

소비자들은 이번 라돈침대 문제가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동일하다며 정부 관계자들에게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조사 중이라는 말만 하고 진척이 없다”고 언성을 높였고, 정부 관계자들은 “죄송하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반영해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완료해서 알려 드리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라돈 침대 문제해결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주최해 열렸다. 노 의원은 “라돈은 1급 발암물질이지만 공기 중 농도만 관리하고 있을 뿐 기존 제품에서는 제대로 관리도 안될 뿐만 아니라 내부피폭 기존도 없다”며 “문제의 침대를 조속히 수거할 방안을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원자력안전위원회 김혜정 비상임위원은 “이미 시중에는 음이온 제품들이 많이 있다. 음이온 제품들은 특허청에서 기능성 제품 특허를 받고, 친환경마크도 획득했다. 하지만 정부가 인정한 제품으로부터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는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범부처 차원의 TF를 만들어 빠른 시일 내에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당시 소비자들 편에서 싸워온 최예용 사회적참사특조위 부위원장은 이번 라돈침대 사태에 대해 “이미 이전에 징후가 있었고, 해당 제품이 KC‧KS마크를 받았다는 점,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소비자들이 있다는 점,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위원장은 라돈침대를 썼던 소비자들을 향해서도 “의심이 간다고 바로 CT를 찍거나 X-ray를 찍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섣부른 행동을 해선 안된다”고 경고하면서도 정부를 향해 “정확한 정보들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사용자들을 접수해 리스트업 해서 건강 추적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간담회에 참석한 라돈침대 피해자들이 정부관계자들을 향해 질문을 하고 있다. 뒤쪽 자리에 앉아있는 이들은 라돈침대로 불리는 대진침대를 구입한 소비자들.   © 박영주 기자

 

간담회에는 3명의 라돈침대 구매자들이 자리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2001년부터 대진침대를 사용해왔다는 A씨는 현재 폐암판정을 받은 상태다. A씨는 “둘째 애는 아토피가 매우 심하고 저는 어지러움증이 갑자기 발생해서 병원에 실려갔더니 폐암판정을 받았다. 집사람은 폐결절이 4개나 발생하 6개월마다 진단을 받고 있다”고 자신의 사례를 공개했다. 

 

A씨는 “라돈에 의한 피해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심도 있게 조사해달라”며 “여성과 아이들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시지 않았나. 사람 목숨에 대해 안일한 대처를 해선 안 된다”고 거듭 당부의 말을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B씨는 “2011년 9월 모델을 쓰고 있었는데 매트 커버 하나와 면시트 하나를 깔고도 수치가 60이 나왔다”며 “현재는 매트 때문에 집을 나와서 친정에서 살고 있다. 지금 집에 남겨진 침대 프레임만 봐도 제 관을 짜놓은 느낌이 들어 살지를 못한다”고 울먹였다. 

 

B씨는 현재 대진침대에 대한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 “식약처에 전화했더니 업체나 구청에 전화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광진구에서는 대진침대 수거를 하지 않는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이러다 침대를 버리지도 못하는 것 아니냐며 막 버리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 된다”며 “국가가 나서서 실태파악 및 수거를 진행하고, 회수증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B씨의 자녀는 현재 5살이지만, 100일도 안됐을 때 피부가 다 찢어지고 진물이 나오는 바람에 고생을 했다. 5살인 아이는 지금도 음식을 아무거나 먹지 못해 도시락을 싸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B씨는 “저는 본의 아니게 아이에게 죄인이 됐다. 앞으로 어떤 병이 걸릴지 너무 불안하다. 돈이나 보상을 원치 않는다.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리를 부탁드린다”고 흐느꼈다.    

 

▲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라돈침대 문제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피해자들의 질책에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관계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박영주 기자

 

피해자들의 사례를 들은 한국소비자원 박정용 위해정보국장은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상담창구를 개설해 불만사항에 대응 중”이라며 “오늘 나온 말씀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는 부분은 적극 반영해 구체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답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진영우 비상진료센터장은 “지금으로써는 라돈침대와의 관련성을 의학적으로 증명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저는 의학적인 부분 밖에 몰라서 구체적으로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가, 분노한 소비자들로부터 “이럴거면 왜 나왔나. 지금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같은 주요부처는 없고 왜 원안위에서만 나왔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라돈이 위험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이 자리에 와있다. 지금 소비자들은 핵물질과 같이 사는 상황인데, 먼저 제품을 수거하는 것이 우선순위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노웅래 의원은 “제2,제3의 피해자가 안 나오기 위해서라도 제품을 수거하라. 그리고 전수조사와 추적관리를 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원하면 모두 회수하는 것이 맞다. 소비자들의 분노를 제대로 듣고 대책마련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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