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중심 ‘공익적 임상’ 확대될까…시판 후 임상 진행돼야

의약품 허가 외 사용, 의약품 사용중단 근거 마련 위해 도입돼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5/16 [15:54]

환자중심 ‘공익적 임상’ 확대될까…시판 후 임상 진행돼야

의약품 허가 외 사용, 의약품 사용중단 근거 마련 위해 도입돼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5/16 [15:54]

의약품 허가 외 사용, 의약품 사용중단 근거 마련 위해 '공익적 임상' 필요

범부처 차원에서의 시스템 마련돼야…제대로 된 역할규정 필요

 

현재 국내 의약품들은 개발 과정에서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특정 의약품을 허가된 용도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해 환자들을 치료하거나, 평생 먹어야하는 의약품을 끊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공익적 임상연구’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임상연구, 의약품 시판 후에도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인구정책과 생활정치를 위한 의원모임,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 주관으로 열렸다.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임상연구, 의약품 시판 후에도 필요하다'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박영주 기자

 

김상희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이미 시판되고 있는 약에 대한 임상시험이 상당히 필요하다”며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던 환자들이 약을 더 이상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기적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의료현장에서 의약품을 허가 외 사용해야할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시판 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영국과 미국의 임상연구 담당 부처 체계 및 환자중심 건강결과 연구에 대해 보여주며 “우리나라는 주제별로만 부처구분이 돼 있을 뿐 연구의 사이클이나 거시적인 부분에서의 역할 규정이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허가 초과약제의 사용승인제도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현장에서는 임의 비급여로 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부작용 위험이 높아지고 환자들의 비용부담도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16일 토론회에서 '불공평한 허가 초과 약제 관리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김 교수는 허가초과 승인을 받기 위해 요구되는 부담을 줄이고 의료인들이 별다른 절차 없이 편리하게 약을 쓸 수 있도록 균형잡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발제를 진행한 김동욱 가톨릭의대 서울성모혈액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의 복용중단사례를 통해 공익적 임상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내에선 15개 대학병원의 참여로 5년간 156명을 상대로 글리벡 투여를 중단하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약제 투여를 중단하더라도 약40% 가량의 환자들은 암이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공익적 차원에서의 임상연구가 환자들의 부작용 우려를 줄이고, 생계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재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정부차원에서 나서야한다고 주문했다.

 

윤영호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역시도 “현재 임상연구를 위한 사후평가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역량만으로는 어렵다”며 “의사들과 외부기관들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자료를 통합 분석해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비용부담을 줄히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현재 운용되고 있는 제도 중 ‘사후승인제’와 ‘사전승인제’가 명확히 구분될 필요가 있다며 “희귀암이나 소아암의 경우, 근거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후승인제도로 운용돼야하고 일반 의약품의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 사전승인으로 가야한다”며 둘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이를 병행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윤영호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식약처 허가 외 사용 항암제 사후보고자료를 활용한 공익적 임상연구 제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조윤미 C&I 소비자연구소 대표가 “치료적 효과를 높이는 것에만 집중할게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비급여 행위들을 환자들에게 적용했을 때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 각기 다른 기관에서 진행되는 기술평가를 하나로 통합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도입해 활용도를 높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심평원과 식약처를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오늘 발표된 항암제 관련 데이터는 환자들이 자신들의 돈으로 만든 자료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이 심평원으로 전달이 됐다고 들었는데 현재로써는 제대로 된 개선에 쓰여지지 않은 것 같다”며 “심평원의 직무유기가 아닌가. 몇백억을 들여 만든 자료가 활용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패널로 참여한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역시도 “정부기관이 상당히 게으르고 나태하다는 생각이 든다. 허가 외 사용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필요성 문제는 오랫동안 제기돼왔는데 의료기관이 신청해서 허가를 받으면 해당 기관만 쓸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제약사가 요구를 하지 않으니까 팔짱을 끼고 있는 식약처 역시도 문제”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과장은 “지적한 부분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복지부 차원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연구사업에 대해서는 키워나갈 생각”이라며 “주제선정이나 실무협의체 구성과정에 환자단체를 참여시켜 의견을 듣겠다”고 답변했다.

 

김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초과의약품평가 TF 과장 역시도 “제안해 주신 부분을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임상시험 역시도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설계되고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해 향후 공익적 차원의 임상연구가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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