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짓눌린 남북정상회담의 근원 ‘경교장’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4/25 [15:49]

삼성에 짓눌린 남북정상회담의 근원 ‘경교장’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4/25 [15:49]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경교장은 국민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다. 남북통일의 혼이 서린 경교장은 현재 삼성에 짓눌린채 기도 못 펴고 움츠러들어 있는 실정이다.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이자, 김구 선생님 총탄에 맞아 숨지기까지 머물렀던 경교장. 이곳이 안고 있는 슬픈 문제점을 파헤쳐봤다.   

 

▲ 경교장의 현재 모습. 강북삼성병원에 짓눌려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서울시)  

 

강북삼성병원과 붙어있는 경교장, 구름다리로 미관까지 해쳐

조문행렬 이어졌던 경교장 앞마당, 병원 주차장으로 쓰여

 

현재 종로구 경교장터에는 강북삼성병원과 경교장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정확히는 강북삼성병원 앞에 을씨년스럽게 경교장이 자리한 모양새다.

 

경교장 우측 상단에 자리한 구름다리 역시도 미관을 해치는 요소 중 하나이며, 1949년6월26일 안두희의 총탄에 김구 주석이 암살되고 조문행렬이 이어졌던 경교장 앞마당은 강북삼성병원의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1967년 고려흥진주식회사에 매각돼 강북삼성병원의 전신인 고려병원으로 사용됐던 경교장은 현재 삼성생명의 소유로 돼있다. 엄연히 사적 제465호로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만 문화재 치고는 관리상태가 소홀하다. 

 

김구 주석의 거처와 숨진 장소, 임시정부요인들의 숙소 등 내부복원공사는 마무리 됐지만 여전히 경교장 북쪽 측면과 서쪽 측면은 강북삼성병원과 벽체가 연결돼 있다. 이런 상황에도 삼성과 서울시에서는 완전복원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모습이다.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반드시 문화재 영향검토를 해야 하고, 정부는 문화재를 보존하고 관리해야할 의무가 있다. 일개 사기업이 국가 주요 문화재를 훼손하고 있다면 이를 막아야할 의무 또한 국가에 있지만 경교장은 그러한 관리의무에서 한발짝 비껴난 모습이다. 

 

 

종로구청은 책임 떠넘기기, 문화재청은 삼성 편들기

중간에 낀 '경교장'…낙동강 오리알 신세 돼 

 

경교장의 미관을 해치는 구름다리에 대해 건설허가를 내준 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관할지역구인 종로구청에 물어봤더니 “현재 경교장에 대해서는 종로구가 위임을 받아 관리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문화재청에 문의해야하는 사항”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문화재청에 문의를 했더니 “경교장 주변에 건축된 브릿지(구름다리)는 건축물 대장상에 불법으로 나와 있진 않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과거 경교장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인허가가 1번 부결됐었다. 이후 삼성 측에서 4천만원 용역비를 들여 종합정비계획을 제출했고 관계전문가 3인이 이를 검토해 향후 구름다리를 뒤쪽으로 옮긴다는 조건하에 건설허가가 나온 것”이라 설명했다. 

 

이를 요약하자면 지금은 경교장의 모습이 원형상태로 복원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성에서 책임지고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를 믿고 건설허가를 내준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삼성의 약속만을 믿고 문화재청이 기업의 문화재 훼손을 방치한 꼴이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완전복원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재 경교장은 내부복원만이 이뤄진 상태다. 그나마 복원된 경교장 앞쪽도 병원의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어 제대로 된 문화재 복원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김성환 경교장복원추진위원회 추진위원은 “경교장을 복원한다는 것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리고 외면했던 열사들의 고귀한 정신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삼성과 삼성의 눈치를 보는 서울시 등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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