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도수, 부드럽게 내려간다

‘저도화 바람’에 웃는 주류업계…비용 줄이고, 매출 늘리고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4/17 [15:18]

소주 도수, 부드럽게 내려간다

‘저도화 바람’에 웃는 주류업계…비용 줄이고, 매출 늘리고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4/17 [15:18]

참이슬에 대항하는 처음처럼, 지방에는 이미 16.9도 소주 多 

‘16도 선’도 무너졌다…좋은데이1929, 알코올도수 15.9도

‘저도화 바람’에 웃는 주류업계…비용 줄이고, 매출 늘리고

 

최근 주류업계에 저도화 바람이 불면서 소주시장 1·2위를 다투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도수 낮추기에 나섰다. 국내 양대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면서 소주시장 전반에 저도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도수를 기존 17.8도에서 ‘17.2도’로 0.6도 낮춘다고 밝혔다. 도수가 낮아진 참이슬 후레쉬는 16일 첫 출고가 이뤄졌다. 뒤이어 롯데주류는 17일 처음처럼의 도수를 기존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낮춘다고 맞불을 놓았다. 리뉴얼 제품은 오는 20일부터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참이슬프레쉬는 17.8도에서 17.2도로 도수가 낮아지고, 처음처럼은 17.5도에서 17도로 낮아진다. 붉은색의 참이슬 오리지널은 20.1도의 도수가 유지되지만, 진한처음처럼은 21도에서 20도로 낮아진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아직까지 알콜도수 17도선을 지키고 있지만, 이미 지방에는 16.9도 소주가 많이 나와 있다. 

 

저도소주의 선발주자로 불리는 ‘좋은데이’는 2006년부터 알코올도수 16.9도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박보영을 모델로 앞세워 목 넘김이 좋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소주라는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으며, 무학 좋은데이의 매출은 껑충 뛰어올랐다.  

 

그밖에 △대선주조의 ‘대선블루’ △제주소주의 ‘푸른밤’ △금복주의 ‘맛있는참’ 등 다른 소주들의 알코올 도수는 모두 16.9도다. 

 

▲ 알코올도수 16.9도의 소주들. 왼쪽부터 좋은데이, 푸른밤 짧은밤, 대선블루, 맛있는참. (사진제공=무학, 제주소주, 대선주조, 금복주) 

 

저도소주 붐은 16도선까지 무너뜨렸다. 15.9도 소주가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무학은 도수 15.9도인 ‘좋은데이1929’를 출시했다. 무학은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하기 위해 좋은데이1929를 선보이고 판매 지역을 서울로 확대해 홍대·건대·강남역 인근 포차 스타일의 매장에서부터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라 밝혔다.

 

▲ 좋은데이1929 포스터. (사진제공=무학) 

 

일부 소비자들은 소주의 과도한 저도화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소주는 소주다워야 한다는 시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상황 속에서 주류업체들은 향후 도수가 높은 소주와 도수가 낮은 소주로 시장이 양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참이슬은 참이슬 프레쉬의 도수를 낮추는 대신 소주 본연의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참이슬 오리지널의 도수를 20.1도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주소주 ‘푸른밤’ 역시도 짧은밤과 긴밤으로 제품을 나눠 짧은밤은 16.9도, 긴밤은 20.1도로 각각 마케팅을 편다는 전략이다. 

 

반면 롯데주류는 진한처음처럼(21도→20도)과 순한처음처럼(16.8도→16.5도)의 도수를 각각 1도와 0.3도 낮추면서 전체 상품의 알콜도수를 낮췄다.

 

주류업체들로서는 소주의 저도화 바람이 마냥 좋을 수밖에 없다. 제조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저도소주는 주정에 물이나 감미료 등을 타서 희석해 만든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출 때마다 6원~10원 가량이 절감되는 것을 감안하면, 업체들이 소주의 도수를 낮추면 한병당 가격을 인상하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소주의 도수가 낮으면 사람들이 많은 양의 술을 먹게 돼 매출을 늘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1·2위 소주업체가 소주 도수를 낮추면서 다른 업체들도 덩달아 저도화 대열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소주의 도수인하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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