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문화로 세상보기] 외계 거대괴수보다 무서운 중국 거대자본 ‘퍼시픽 림 2’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8/03/28 [09:40]

[18세, 문화로 세상보기] 외계 거대괴수보다 무서운 중국 거대자본 ‘퍼시픽 림 2’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8/03/28 [09:40]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2학년)

카이주 전쟁이 끝나고 10년 후, 지구는 안정화된다. 거대 로봇 ‘예거’ 군단은 점점 필요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자동 드론들을 투입하자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전쟁 영웅 ‘스태커 펜테코스트’(이드리스 엘바)의 아들 ‘제이크 펜테코스트’(존 보예가)는 방탕한 삶을 살던 와중 입양된 누이 ‘마코 모리’(키쿠치 린코)로부터 예거 프로젝트에 다시 합류하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제이크가 예거 훈련생들과 함께 생활하던 와중 전에 본적 없었던 더욱 진화된 적들이 등장하고, 지구 종말의 위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온다.

 

거대 괴수/로봇물 일본 애니메이션의 큰 팬이었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서양의 ‘마징가 Z’ 혹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만들고 싶어 했고, 그로부터 ‘퍼시픽 림’ 시리즈를 만들었다. 재패니메이션에 확실한 오마주를 한 1편과는 다르게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오히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가져온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액션과 분위기는 가벼워졌고, 스토리는 개연성보단 ‘얼마나 많은 것을 더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따라 너무 편리하게 흘러간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전작의 강점을 경량화 시켰고, 단점을 오히려 강화하였다. 오로지 거대한 괴수들의 액션에만 집중한 1편은 육중한 액션, 개성 넘치는 설정, 그리고 화려한 비주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예거들의 분량 배분은 아쉬웠지만 각 기체마다 특징과 설정이 뚜렷했고, ‘집시 데인저’를 주인공 예거로 세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서 예거는 더욱 많아졌을망정, 각자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다.

 

(이미지제공=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그저 인물들의 대사로만 설명되고, 눈에 띄는 차이점은 사용하는 무기 정도 밖에 없다. 액션은 다채로워졌다. 그러나 반대로 전작이 가지고 있었던 무게감은 많이 사라졌다. 예거와 예거의 결투를 보여주는 등 색다른 조합들을 보여주려고 노력은 했지만, 동시에 각 전투가 가지는 의미와 진중함은 많이 흐려졌다. 빠르고 간결해진 예거들의 전투는 전편의 무게감 대신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사이즈만 키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전작의 장엄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이어나가지 못한다. ‘퍼시픽 림’은 전쟁 영화의 비장함과 재난 영화의 처절함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이는 퍼시픽 림의 오프닝 장면, 그리고 마코모리의 회상 장면을 통해서 표현된다. 중량감을 위해 분위기 자체를 진중하게 잡았고, 어두운 색감을 활용한다. 그에 비해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훨씬 더 가벼워졌다.

 

전투 중 카이주에게 손가락으로 욕설을 날리고 농담을 날리고, 주인공은 자신이 얼마나 외모적으로 우월한지 강조한다. 할리우드의 흔한 SF 블록버스터식 유쾌한 분위기가 계속된다. 인물들 또한 전작에서의 주인공들이 가지는 무게감을 지니고 있지 않다. 훈련병 신분으로 아직 ‘덜 큰’ 모습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웅장한 분위기를 잡을 때는 괴리감을 주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는 되레 유치해 보인다. 

 

 

외계 거대괴수들보다 무서운 건 중국 거대자본이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은 다른 무엇보다 중화의 입김이 너무나도 강하게 들어있다. 일본인 여주인공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중국회사의 도움으로 세상을 구한다. 영화는 개연성이 필요하다. 영화의 배경이 중국으로 잡을 거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할리우드의 요즈음 트렌드는 ‘중국’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4: 사라진 시대’는 영화 극후반부의 배경을 억지스럽게 중국으로 잡는다.

 

‘나우 유 씨 미 2’에서는 갑작스럽게 중국인 마술사가 등장해 주인공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만약 한 특정 자본과 관객들의 돈을 노리기 위하여 영화의 개연성을 깨뜨린다면, 이는 영화 자체와 산업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퍼시픽 림’이 가장 성공한 시장이 중국 시장이라는 점에서 제작사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연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희생하여 한 특정 관객층을 만족시켜야겠느냐는 생각해보아야 할 질문이다. 

 

감수=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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