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병원 사태로 본 중소병원의 민낯…품질 개선만이 살길

토론회서 ‘기준미달 중소병원’ 퇴출 요구 쇄도…병원간 M&A, 해결책 될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3/06 [18:16]

세종병원 사태로 본 중소병원의 민낯…품질 개선만이 살길

토론회서 ‘기준미달 중소병원’ 퇴출 요구 쇄도…병원간 M&A, 해결책 될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3/06 [18:16]

토론회서 ‘기준미달 중소병원’ 퇴출 요구 쇄도…병원간 M&A, 해결책 될까

불법 사무장 병원은 근절방안 마련돼…부족한 인프라와 인력문제부터 해결돼야

문제는 병원공급과잉, 환자단체 등 "환자가 병원 선택하는 제도 정착돼야"


192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낸 밀양세종병원 사태를 계기로 질 낮은 중소병원의 의료서비스를 대폭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들은 문재인 케어가 도입된 만큼 의료질이 좋은 병원, 환자가 안전한 병원, 환자 인권이 보장되는 병원, 합리적인 비용을 요구하는 병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 중소병원들은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이에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하나같이 △미흡한 모니터링 체계 △부족한 인력과 인프라 △부실 사무장병원 퇴출방안의 부재 △각종 인권침해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패널티를 강력하게 부과하는 방식의 프레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단순히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추가로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보다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병원들끼리 M&A(인수합병)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민간부문의 힘을 빌려 기존 병원을 활용한 지역응급의료센터를 구축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나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임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크게 △의료 서비스 공급구조 개혁 △부실기관 퇴출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수가인상 △서비스 품질 관리 등을 중소병원들이 해결해야할 숙제로 제시했다.

 

임 교수는 “우선 병상총량 관리기준이 마련돼야한다. 의료법상 병상수급 조정권한이 권고로 돼 있는데 이를 의무로 바뀌어서 보다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중앙정부 규제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진료과목 중심의 중소병원은 전문병원으로의 전환을 촉진시키고, 자발적 청산절차를 촉진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일차의료기관은 외래 중심으로, 이차의료기관은 입원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최근 일차의료기관에서 병상을 두겠다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고려대 의과병원 윤석준 교수는 지방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교수는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소병원을) 모니터링할 체계가 필요하다. 중소병원이 그만두고 싶어도 못 그만두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법인과의 M&A가 현실적”이라 조언했다.

 

그는 “현재 간호사 지역 중소병원에 간호사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을 감안한다면 병원공급이 과잉되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1차 의료기관과 2차 의료기관의 업무가 중복되는 등의 문제도 이런 부분에서 발생한다.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은 병원은 처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험급여 연구실 윤영덕 실장은 “공급구조 개편이라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중소병원이 난립한 배경에는 정부가 의료자원 관리정책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한 것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중소병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윤 실장은 “의료 인프라의 95%가량이 민간인 상황에서 이들을 관리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묘책이 있다면 공급자들인 병원들을 설득해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불법 사무장 병원과 관련해서는 박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예 진입 자체를 막기 위해 인가단계에서부터 적극 살펴보고 있다. 진입은 막고 기존 병원은 적발하는 방식으로 근절해갈 것”이라 약속했다.

 

▲ ‘중소병원 의료서비스 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운영실 고선혜 실장은 중소병원의 개념‧기능의 모호성, 정책목표의 불확실성, 질적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립이 우선돼야만 정부차원에서 효과적인 중소병원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환자 인권침해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사항도 있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병원에서 좋은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려면 양질의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의료계나 간호계에서는 정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며 “공공장학의사제도를 시행해 특례입학을 허용하고 국가가 학비를 지원하되 농어촌 지역 등에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요양병원 상당수에서 이용하고 있는 신체보호대에 대해서도 “신체보호대 사용은 의료행위가 아닌 신체 구속행위기 때문에 법적근거가 있어야 한다. 간병인력이 부족한 중소병원에서 이를 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공동대표는 “보건의료자원 배분이 공공성에 근거해 작동하지 못하다 보니 질 낮은 중소병원이 난립하고 공급이 과잉되는 비효율이 유발됐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실 구매자인 환자들의 니즈(Needs)에 근거해 서비스의 범위와 제공량을 결정하고, 왜곡된 전문가주의를 없애야 한다. 수요자가 공급자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이 정립돼야 하며 일정기준에 못 미치는 공급자는 시장에서 도태되는 제도적 관리방식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병원간 M&A에 대해서도 “수익창출을 위한 또다른 활로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며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어장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의 공통적인 요구사항은 ‘기준미달 병원에 대한 퇴출제도 마련’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에서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토론회에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양질의 의료서비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중소병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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