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먹자] 환절기, 구충제 챙겨먹어야 할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3/02 [08:36]

[알고먹자] 환절기, 구충제 챙겨먹어야 할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3/02 [08:36]

환절기에 구충제를 꼭 챙겨먹어야 할까? 이제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말한다. “기생충도 진화를 거듭하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라고.

 

불과 2~30년 전까지만 해도 건강을 위해 반드시 구충제를 챙겨먹어야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3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71년 장내 기생충 감염률은 무려 84.3%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기생충과 ‘동거’를 하고 있던 셈이다. 

 

옛날에는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인분이나 짐승의 똥을 거름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기생충이 채소로 옮겨가는 경우가 빈번했고, 회충‧구충‧편충 같은 토양매개성 기생충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 장내 기생충의 모습 (사진=image stock)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대부분의 농가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토양매개성 기생충 감염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수치로는 2012년 기준으로 2.6%에 불과하다.

 

기생충 종류별로는 회충이나 편충의 감염률이 크게 줄고, 구충이나 동양모양선충에 감염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사실상 대한민국은 토양매개성 기생충으로부터 안전지대가 됐다.

 

그렇다면 이제 구충제는 먹을 필요가 없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장내 기생충 감염률이 감소했다 할지라도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민물고기 통해 감염되는 ‘간(肝)디스토마’

 

최근 많이 발생하는 기생충 감염에는 ‘간(肝)디스토마’로 불리는 간흡충 감염이 있다. 간디스토마의 중간숙주가 붕어‧잉어‧피라미 같은 담수어인 만큼 익히지 않거나 덜 익힌 민물고기를 먹을 경우 감염된다.

 

간디스토마는 간이나 간 밖의 담관, 담낭 속에 살면서 이를 자극해 염증 등을 일으킨다. 주로 성인남성에게서 감염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당부되는 기생충이다. 간디스토마는 그 자체로는 크게 무섭지 않지만 담도폐쇄, 담석, 간암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점에서 위험하다.

 

민물고기를 충분히 익혀서 먹고, 디스토시드(성분명:Praziquantel)라는 약을 먹어 치료가 가능하지만 민물고기를 즐겨 먹는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약을 먹는 것이 좋다.

 

▲ 생선회를 먹을 경우, 아니사키스라는 회충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 연어·회에 들어있는 ‘아니사키스’…구충제로도 안 잡혀
 
여성들이 좋아하는 연어에도 기생충이 있다. 연어와 날생선에 들어있는 아니사키스라는 회충이다. 일명 ‘고래회충’이라 불리는 이녀석은 평소에는 생선이나 새우 등의 내장에만 서식하지만 숙주가 죽으면 살과 근육을 파고든다.

 

이 때문에 일부 횟집에서 뜬 회에서 아니사키스가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해 말에는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고등학교 급식에서 아니사키스가 발견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람이 아니사키스가 포함된 날생선을 잘못 섭취하면 식중독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보통 인간의 체내에선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 장에 들러붙어 소장 폐쇄 등의 심각한 내장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아니사키스는 구충제로도 쉽게 치료가 되지 않고, 내시경으로 하나하나 잡아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니사키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60도 이상의 온도에 익혀먹으면 충분히 감염을 피할 수 있다.

 

■ ‘편충’도 방심 못해…어린이들은 구충제 먹어야

 

▲ 장내 기생충 (사진=image stock)  

편충도 방심해서는 안될 기생충 중의 하나다. 토양매개 기생충인 편충은 감염률이 1997년 0.04%로 크게 줄어들었다가 2004년 0.27%, 2012년 0.41%로 반등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생충 관리사업의 부재 △해외여행에 따른 외부감염 급증 등을 이유로 꼽았다.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업소들이 늘어난 것도 일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은 아직 인분으로 배추를 키우는 곳이 있어 기생충 감염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어린 아이들이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 만큼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임으로써 혹시 있을 수 있는 감염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 반려동물은 ‘전용 구충제’ 먹여야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매개로 한 기생충 감염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강아지와 뽀뽀를 하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은 기생충 감염을 부른다.

 

특히 개 회충이나 촌충 감염 등이 주의를 요하는데, 감염을 막으려면 접촉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3개월에 한번씩 반려동물에게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 역시도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어야 한다.  

 

간혹 일부는 사람이 먹는 구충제를 반려동물에게 먹이는 경우가 있지만, 효과를 볼 수 없거니와 심할 경우 골수억제 부작용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동물병원이나 동물약국에서 반려동물 전용 구충제를 구입해 먹여야 한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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