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죽음, 기억, 시간과 픽사…영화 ‘코코’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8/01/24 [13:09]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죽음, 기억, 시간과 픽사…영화 ‘코코’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8/01/24 [13:09]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11월 2일, ‘망자의 날’(Dia de Muertos)은 죽은 친구나 가족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멕시코의 기념일이다. 망자들에게 명복을 빌기 위하여 제단위에 음식이나 해골 모형들을 놓는 이날에 ‘미구엘 리베라’(안소니 곤잘레스)는 음악을 반대하는 가족을 떠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인 ‘에르네스토 크루즈’(벤자민 브랫)를 모방하려다 우연히 죽은 자들의 땅에 들어가게 된다. 낯선 땅에 가이드가 필요한 미구엘은 재단에 자신의 사진이 없어 점점 잊혀져 사라지는 ‘헥터’(가르시아 베르날)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픽사의 ‘코코’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공식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지평을 연다. 주인공, 그를 보조하는 인물, 그리고 인간이 아닌 감초 역할로 이루어진 캐릭터들과 다른 나라의 문화적 요소를 영화의 설정으로 사용하는 것은 ‘겨울왕국’, ‘모아나’의 형식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코코’는 이런 공식을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망자의 날’이라는 배경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면서도 과거 애니메이션이 쉽게 다루지 못했던 죽음을 매체로 음악, 꿈, 가족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영화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는 주제 중 하나는 ‘꿈을 좇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다. 주인공 미구엘은 자신의 꿈인 음악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음악 경연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한다. 그가 사후 세계로 넘어가 만나는 인물들 또한 각자의 꿈을 위해서 가족, 친구를 떠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영화는 미구엘의 가족을 향한 마음과 꿈을 향한 마음이 계속해서 상충하는 것을 보여주고, 관객들에게 ‘꿈을 위해 누구의 어떠한 희생을 필요로 하는가’를 물어본다. 

 

(이미지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코코’는 많은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한 사람의 죽음,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기억과 시간은 영화의 제목이 ‘코코’인 이유를 설명한다. 미구엘과 음악을 통해서 꿈에 대한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헥터와 죽음을 통해서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시킨다. 헥터가 결국 코코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노래 제목과 같이 ‘Remember me’, 죽음 이후에도 삶과 함께하는 자신을 잊지 말아달라는 한 마디였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그랬듯이 완성도가 매우 높다. ‘망자의 날’과 중남미의 특징을 살린 형형색색의 캐릭터/배경 디자인은 아름답다. 특히, 미구엘이 사후세계로 넘어가면서 건너는 낙엽 다리에서부터 사후세계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낸다. 그 외에도 비록 등장하는 넘버의 수는 비교적으로 적지만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는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유지시키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픽사의 창의력, 주제의식, 노련함과 젊음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영화 ‘코코’는 ‘업’ ‘인사이드 ’아웃‘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깊고 어두울 수 있는 주제가 애니메이션을 만나면 어떠한 결과물이 나오는 지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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