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강한야당’ 꿈만 야무진 자유한국당

송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1/04 [17:12]

[기자수첩] ‘강한야당’ 꿈만 야무진 자유한국당

송가영 기자 | 입력 : 2018/01/04 [17:12]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안이 없으신거죠?" 유시민 작가의 질문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재 선출방식이 문제가 있고, 앞으로 국회의원 선출구조를 어떻게 바꿔야할 것인가 협상이 돼봐야 알죠"라며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아직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JTBC 신년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개헌에 필수요소인 선거제도 개정에 대한 대안이나 자신의 소신에 대해 입도 뻥긋 못했다. 이날 제1야당의 원내대표는 '혼수성태'라는 낯부끄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뚜렷한 소신 없이 덮어놓고 반대부터 하는 자한당의 모습에서는, 9년 만에 여당의 자리에서 내려와 당을 혁신해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새해벽두부터 개헌이 본격적으로 물살을 탔다. 그러나 올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에 가장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그저 개헌을 대여(對與) 투쟁의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개헌 내용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없이 용어조차 혼동하는 초보적인 실수도 연발하며 제1야당의 수준까지 깎아먹고 있다.

 

지난 1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가 발표한 헌법 개정 초안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용어가 '민주적 기본질서'로 바뀌었다. 또한 '국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육성하고 사회적 경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시켰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 규정을 놓고 "사회주의 개헌인 문재인 개헌을 철저히 막아내고 저지하겠다"며 분노했다. '사회적 경제'에 사회주의 이념 프레임을 씌워 색깔론으로 몰고 간 것이다. 사회적 경제가 자유시장경제의 보완가치라는 점은 인지했더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시각은 차가웠다.  

 

'사회적 경제'란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존의 시장경제와 달리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 사람과 분배,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다. 이를 유럽위원회는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혁신을 위한 엔진'이라고 표현했다.

 

즉 '사회적 경제'의 의미가 '사회주의 경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장 대변인은 ‘사회적 경제’를 담아낸 개헌내용을 사실상 ‘사회주의 개헌’으로 싸잡아 비판했다.  

 

자한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하며 야당 자리로 내려왔다. 동시에 당내외에서는 "아직도 여당인줄 안다"는 뒷얘기까지 들리는 판국이다. 이는 현재 여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이 걸어온 지난 10년과 판이하게 비교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민주당은 지난 10년동안 치열하게 자성하고 개혁하며, 구(舊)여당인 새누리당의 '갑질'에 을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회를 이끌었다. 만신창이가 된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의 통과를 요구했고,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의 강행처리 시도를 모든 이론과 논리로 막아섰다.

 

그렇다면 제1야당으로 입지가 바뀐 자한당은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 

 

"우리나라의 보수는 미래가 없다" 국민들이 자한당의 모습이 보도될 때마다 같은 평가를 내린다. 민주당의 야당 시절을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자한당의 현재 모습은 보수당의 향후 10년 미래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할 뿐이다. 지금 자한당이 할 일은 '약한 야당'의 모습이라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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