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권고안이 사회주의? "뭣이 중헌디"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8/01/03 [01:53]

개헌 권고안이 사회주의? "뭣이 중헌디"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8/01/03 [01:53]

사회적 경제 활성화가 사회주의 국가 건설로 둔갑

양극화 해소 그리고 대기업 죽이기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현행 헌법에서 ‘자유’와 ‘시장’ 조항을 축소한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2일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에서 이 부분을 거론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권고안 중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내용을 조선일보를 통해 살펴보면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문구가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사회 실현’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삭제된다. 또한 ‘33조2항 적절한 생활 유지할 소득 보장’, ‘제35조2항 기간제·파견제 사실상 금지’, ‘제35조5항 원칙적 해고 금지’, ‘제36조2항 노조 경영 참여 보장’ 등이 신설됐다. 또한 제119조3항을 신설해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보장을 명시하고, ‘사회적 경제’,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받을 권리’ 등도 포함됐다.

 

비난의 골자는 경제를 시장에 맡기지 않은 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움직임으로서 시장에 개입하는 국가의 권한이 막강해지게 될 것이고, 이는 곧 사회주의적인 위험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2일 논평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악랄한 의도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자유 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사회주의 헌법개정, 문재인 개헌을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비난했다.

  

▲ 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Image Stock


◇ ‘사회적 경제 활성화’가 ‘사회주의 국가 건설’로 둔갑

 

물론 이번 개헌 권고안이 쟁점의 중심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프레임은 조금 이상하다. 장제원 의원은 이번 개헌 권고안을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려는 악랄한 의도”라며 ‘사회주의’라는 단어를 비난의 도구로 선택했다.

 

거대 기업을 향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보장 등은 미국 등 경제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데다, 사회적 경제는 자유시장경제에서 파생된 불합리한 점을 보안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자발적 경제나 조직을 통칭한다. 일부 국가가 표명하고 있는 ‘사회주의’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기 간극이 분명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정권 모두 사회적 경제를 독려해왔다. 실제 지난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대다수 학교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한 학교매점 운영 등을 맡아오고 있다. 

 

게다가 사회적 경제는 1800년대 초 유럽과 미국에서 상호부조 조합,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의 형태로 시작된 시장 체제의 일환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다르게 생각해,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의 움직임을 기대한 것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었다 치더라도 단어선택은 올바르게 선정했어야 했다. 최소한 미국 ‘뉴딜정책’의 실패담이라도 설명하면서 주장을 펼쳐나가야 하지 않았을까? 사회적 경제는 단순히 좌우 색깔론으로 덮어버릴 가벼운 주제는 아니다.

 

프레시안 기사내용 일부 발췌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지난 2014년 새누리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하고 67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한 법안이다. 공동발의한 의원으로는 현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을 맡은 함진규 의원도 있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 여야 합의로 통과됐고,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적 기업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사회적 경제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협동조합기본법은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새누리당이 다수당이던 국회가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사회적 경제 기본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사회적 경제'는 '사회주의 경제'가 아니다"며 "사회적 경제는 정부의 세금 투입이 늘어나야만 복지가 확대되고,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일부 좌파들의 주장과도 다르다"고 밝힌 적이 있다.” - 프레시안

 

(사진=문화저널21 DB)

 

◇ '양극화 해소' 그리고 '대기업 죽이기'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고, “특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격차 해소에 주력해 양극화 해소의 큰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삶의 질 개선=양극화 해소’는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분명한 공식이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분명하게 갑론을박이 나뉜다. 문 정권은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율 증가, 중소기업 지원 확대 등으로 얻은 제원을 통해 누구나 쉽게 취직하고 중장년층도 거리낌 없이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단체들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시장 위축을 조장하는 게 문재인 정부라고 역설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율 확대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고용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청년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고용 위축은 분명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 

 

다른 시각도 있다. 한 고용통계 전문가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률 개선은 일시적인 고용지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이 정부와의 딜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원가절감, 정규직-비정규직, 파견직의 불안정한 고용형태로 일자리와 사회적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켜 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은 이머징 국가에서 분명하고 빠른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실 있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적용되기도 한다. 국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과 경영 전반에 걸쳐 의식이 성장이 동반되야 하는 부분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탐욕’은 불가피적인 요소다. 특정 세력의 ‘탐욕’이 사회를 양극화를 조장하고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중재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다만, 정부의 시장 개입 범위와 중소, 대기업에 묻는 책임의 척도, 고용의 방법과 선택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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