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사회上] 촛불과 정권교체에도…여전한 갑질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17/12/27 [18:59]

[2017결산-사회上] 촛불과 정권교체에도…여전한 갑질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 입력 : 2017/12/27 [18:59]

다사다난했던 2017년도 비로소 끝이 났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으로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 퍼져있는 각종 병폐들은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적폐청산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기업회장들이나 육군 장성 등 사회고위층의 ‘갑(甲)질’과 ‘성추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철원 총기사고나 제천화재 등 미흡한 시스템이 화를 키운 인재(人災)나 홍수·가뭄·지진 등의 자연재해도 잇따랐다. 

 

그런가 하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건 등 청소년이 저지른 범죄로 ‘소년법 개정’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희귀병을 앓고 있던 이영학이 국민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흥청망청한 생활을 한 것도 모자라 살인사건을 벌이는 충격적인 일도 발생했다. 

  

이렇듯 국민들의 한숨과 분노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탄핵으로 신음했던 국민의 염원을 받아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거짓말처럼 세월호 인양이 이뤄졌다. 2017년 정유년 한해동안 국민들을 움직였던 사건들을 하나씩 되짚어봤다. 

 

▲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박근혜의 탄핵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문화저널DB / 자료사진)

  

1.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 특검 수사 종료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작년12월21일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70일간 수사를 진행했다. 방대한 분량에 비해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연장요구가 있었지만,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승인으로 2월 28일 특검활동이 공식 종료됐다.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헌법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박근혜는 지난 3월10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주문을 통해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배행위라고 봐야한다”며 파면 사유를 밝혔다.

 

▲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YTN 생중계 캡쳐)  

 

◇ 정유라와 이화여대 학사비리

 

재판부는 정유라를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각종 부정행위를 저지른 최순실에 징역 3년,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징역 2년, 김경숙 전 학장에 징역 2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유철균 교수에 징역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대 학사 비리의 장본인인 정유라가 5월 덴마크에서 귀국하면서 “저는 엄마가 한 일은 잘 모른다. 학교는 안갔기 때문에 입학취소는 당연히 인정한다”고 밝혔다.

 

◇ 블랙리스트

 

법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문화계 지원 배제 리스트,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삼성전자 이재용 징역형

 

재판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합병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 국가정보원 비리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을 동원해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전폭 지원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3년부터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7월까지 국정원 고위간부들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40억원 상당을 상납 받은 혐의로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구속됐다.

 

◇ ‘법꾸라지’ 우병우 구속 

 

지난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전략국장에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조사를 지시하고, 총선 출마 예정인 전직 도지사와 정부 비판 성향 교육감들의 개인 약점 파악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속됐다. 검찰이 올해 초부터 영장을 발부한지 세 번만이다.

 

▲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갑질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2. 여전한 갑질·성추행 논란

 

◇ 박찬주 대장·부인 공관병 갑질

 

8월초 육군 박찬주 대장과 부인 전성숙씨는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호출벨과 연동된 전자팔찌를 착용하고 수시로 호출에 응해야 했고 늦게 응하면 어김없이 폭언과 “영창에 보내겠다”는 협박이 돌아왔다. 

 

각종 폭언과 함께 칼을 뺏어 휘두르거나 공관병에게 썩은 과일을 집어던지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동작이 늦다는 이유로 얼굴에 부쳐온 전을 집어던지거나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찬주 부인 전씨는 “아들같이 대했다”는 궤변을 쏟아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 갑질과 성추행…고개 숙인 기업 회장들

 

갑질과 성추행 논란으로 기업회장들이 고개를 숙이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6월초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은 여직원을 성추행하고 호텔로 유인하려 했다. 최 회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CCTV까지 공개되면서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6월말에는 MP그룹(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이 술을 마시고 경비원을 폭행한데 이어 가맹점주를 상대로 수년간 ‘갑질’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정우현 회장의 친동생이 대표로 있는 CK푸드로부터 치즈를 납품받아 가맹점주들이 사도록 하는 이른바 ‘치즈통행세’를 시전한 것인데, 12년간 이같은 갑질로 챙긴 부당이익만 57억원에 달했다.  

 

11월에는 가구업체 한샘의 여직원이 “회사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작년말부터 올해 초까지 3차례에 걸쳐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리며 논란이 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카톡대화를 증거로 제시하며 반박하자 피해자가 ‘꽃뱀’으로 몰리기도 했다. 

 

한샘에 이어 현대카드에서도 유사한 제보가 이어지면서 ‘사내 성폭력·성희롱 근절’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졌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관련 규정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적폐로 남아있는 사내 성차별 문화가 사라져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 지난 3월31일 녹이 슬어버린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사진=문화저널21 DB  /자료사진)

 

3. 다양한 사회 이슈들

 

◇ 세월호 인양

 

박근혜 정부 ‘눈치보기’로 들어 올리지 못한 세월호를 문재인 정부가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인양하기로 했다. 3월21일 인양작업이 시작됐고, 24일 선체가 13m 들려지면서 처참한 모습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1091일 만에 올라온 세월호는 3월31일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 렌섬웨어 공포

사용자 컴퓨터의 몸값을 요구하는 ‘랜섬웨어’가 올해 국내에 상륙했다.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에서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는 확인되지 않은 메일 삭제, 운영체제의 정기적인 업데이트 등 철저한 사전예방을 당부했다. 기업체와 회사원들은 랜섬웨어에 대비하기 위해 일제히 포맷·업데이트를 하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한동안 ‘랜섬웨어 공포’는 지속됐다. 

  

◇ ‘240번’ 버스 논란

 

서울 건국대 순환 버스 ‘240번’ 버스가 아이만 하차시킨 상태에서 아이엄마만 태우고 다음 정거장으로 출발했다는 민원으로 해당 버스 기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가 얼추 상황만 인지해 글을 작성했다는 보도와, 아이엄마가 CCTV 공개를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여론의 ‘마녀사냥’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 수능연기 

 

유례없이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포항의 시내를 포함해 학교까지 피해가 속출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당초 16일에 예정된 2018학년도 수능의 전격 연기를 발표했다. 수능이 연기된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 개물림 사고

 

배우 겸 가수인 최시원씨의 가족이 기르던 개에게 물려 한일관 공동 대표인 김씨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김씨가 패혈증에 감염돼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도 SNS 계정에 생일축하 파티 사진을 올리는 등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여론이 들끓었다.

 

최시원씨와 당시 개를 데리고 있었던 최시원씨의 아버지가 급하게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론은 견주들의 반려견 목줄 미착용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북한병사 귀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북한군 한명이 귀순했다. 이 병사의 신분이 북한 중령급으로 경부부에서 근무하는 간부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은 북한 엘리트들의 탈북이 점점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2월21일에는 중19살가량의 남자 초급병사가 AK 소총을 휴대하고 서부전선을 통해 우리 측으로 귀순했고, 20일에는 북한 주민 2명이 목선을 타고 동해상으로 귀순의사를 밝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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