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사회下] 불난리 물난리…사건사고도 多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17/12/27 [18:34]

[2017결산-사회下] 불난리 물난리…사건사고도 多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 입력 : 2017/12/27 [18:34]

지진이나 홍수, 가뭄처럼 인간이 손을 쓸수 없는 자연재해도 있지만 대부분의 재난사고는 사람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재(人災)의 경우가 대다수다. 강릉 산불도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됐고, 충북 제천 화재사고 역시도 구멍뚫린 건물관리 체계가 참사를 불러왔다.

 

그런가 하면 인간이 벌인 일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잔혹하고 충격적인 범죄 소식들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인천에서는 만 17세와 18세의 청소년들이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고,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금니 아빠'로 유명세를 탔던 이영학씨는 자신의 딸과 함께 딸의 친구를 죽였다.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적폐로 불릴만한 병폐들이 가득하고, 범죄의 잔혹성도 커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입을 모은다.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지기를' 이라고.  

 

▲ 현장에서 화재진압을 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3. 자연의 분노, 인간의 과실…각종 재난들

 

◇ 모든 것을 집어삼킨 ‘화(火)마’

 

5월6일부터 9일까지 강릉과 삼척, 경상북도 상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1103ha의 산림을 불태웠다. 번진 불길은 민가까지 집어삼켰으며, 피해금액만 119억2100만원에 달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도 310여명이었다.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됐다. 

 

9월 중순에는 강원도 강릉의 한 정자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매몰되는 지붕에 깔려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졌고 위험한 근무환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지원체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12월 말에는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에서 끔찍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39명에 사망자 29명을 기록한 대참사였다. 2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2층 여성사우나에서 발견됐고, 3대가 목숨을 잃기도 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쏟아졌다.   

 

현재 건물주와 관리인이 피의자로 지목됐다. 문제의 건물은 불에 잘타는 소재들로 시공이 됐을 뿐만 아니라 관리인이 얼음제거 작업을 한 뒤 1시간 후 불길이 솟구쳤다는 점에서 경찰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참사는 △골든타임을 놓치도록 만든 불법주차 차량들 △노후한 소방장비들과 부족한 소방인력 △소방관리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건물주와 관리자 등 총체적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갈라진 논바닥의 모습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 없어도 문제, 넘쳐도 문제인 ‘수(水)해’ 

 

여름에는 청주 홍수와 충청도 가뭄으로 지자체가 몸살을 앓았다. 

 

5월과 6월 충청도와 경기남부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논바닥과 호수바닥은 일제히 쩍쩍 갈라졌고, 일부 지역은 농업용수는커녕 사람이 먹을 식용수도 구할 수 없었다. 

 

그런가하면 7월 중순 청주에는 3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2명이 숨지고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충청도는 없으면 없는 대로, 넘치면 넘치는 대로 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정부는 ‘물 관리 일원화’를 추진하고 가뭄이나 홍수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 땅의 경고 ‘포항 지진’ 

 

수능을 하루 앞둔 11월15일 포항에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건물외벽이 무너져 내리고 창문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고 179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작년 5.8규모의 경주 지진에 이은 포항지진으로 인해 ‘필로티 건축물’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포항 지진의 여파로 수능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연기되는 일도 벌어졌다. 교육부는 심사숙고 끝에 형평성 등을 이유로 16일로 예정됐던 수능을 23일로 연기했다.   

 

▲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에 이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숭의초 학교폭력 사건 등으로 소년법 폐지에 대한 여론이 들끓으면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소년법 폐지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4. 잔혹범죄 및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

 

◇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3월29일 인천 연수구에서는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19살 김모양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초등학생 A양을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이다. 공범으로 지목된 20살 박모씨는 훼손된 시신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했다. 훼손된 시신은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발견됐다. 

 

두 사람은 초등학생을 살해한 상태에서 태연하게 카톡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안겨줬다.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김모양은 징역 20년, 성인인 공범자 박모양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공판이 진행 중이다.    

  

◇ 버스기사 졸음운전 사고  

 

지난 7월9일 오후 2시40분경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발생한 7중 추돌사고로 50대 부부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앞서가는 승용차를 버스가 들이받았고, 이 충격으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한 사건이다.  

 

경찰은 사고발생 전날 버스운전사 김씨가 18시간40분 동안 근무했다는 사실을 확보했고, 김씨는 졸음운전 사실을 인정해 지난11월22일 금고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으로 버스기사들의 근무 여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고 국회가 근로시간 단축 대상에 노선버스기사를 포함했지만, 여야의 이견차로 법안이 국회를 넘지 못하고 있다.

 

▲ 선배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를 찍은 사진을 지인에게 보여주며 "심하냐. (감옥에) 들어갈 것 같으냐"고 묻는 대화가 공개됐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부산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C양이 의자와 철골 등으로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월 C양이 다른 학교에 재학중인 가해자의 남자친구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로 지난 9월1일 가해자 A양과 B양을 포함한 여중생 4명이 C양에게 보복성 폭행을 가했다.

 

그러나 이들 중 한명은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형사처벌을 면하게 되자 청와대에는 소년법 폐지에 대한 민원이 빗발쳤다. 이에 청와대측은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작은 문제들부터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논란

 

고가의 학비로 운영되고 있다는 인천 숭의초등학교에서 금호 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손자와 배우 윤손하 아들이 학교폭력을 일으킨 사실이 드러났다. 가해자들은 야구방망이로 피해자를 폭행하고 바디샤워를 먹이는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숭의초에서는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학교폭력위원회’도 열지 않아 의도적으로 사안을 은폐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자 금호 아시아나측과 윤손하씨는 “우리 아들은 그럴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끼리 논 것으로 너무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가 더욱 비난을 자초했다. 윤손하씨는 결국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했다. 

  

◇ 철원 총기사건 

 

9월 철원 군부대에서는 사격장에서 발사된 총탄에 병사가 머리를 맞아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군 당국은 총알이 튕겨 발생하는 사고, 이른바 ‘도비탄 사고’라는 입장을 발표했다가 조준이 빗나간 유탄이라고 정정해 논란을 불러왔다. 

 

하지만 “잔탄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방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더 이상은 군대 내 어처구니 없는 사망사고는 막아야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 타워크레인들의 모습. 2017년 5월 남양주를 시작으로 4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image stock / 자료사진)  

  

◇ 남양주 크레인 붕괴사고 

 

5월22일 경기 남양주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 도중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인부 5명이 추락해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어 10월10일에는 LH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철거 도중 사고가 발생해 동일하게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12월9일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타워크레인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구조물이 부러지면서 근로자들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12월18일에는 평택의 타워크레인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용인과 평택에서는 같은 업체의 타워크레인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타워크레인 추락 사고가 4건 이상 발생한 것인데,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유감을 표하며 인명사고를 낸 타워크레인 업체가 3년 내에 또다시 사고를 내면 업계에서 퇴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동시에 노후된 크레인에 대한 점검 및 관리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 인천 낚시배 전복사고 

 

12월3일에는 인천 영흥도 인근에서 낚시 어선이 급유선과 충돌하며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사고발생 후 33분이 지난 6시42분에 현장으로 출동해 7명을 구조해냈다. 당시 어선에 타고 있던 22명 중 13명이 숨졌고, 2명이 실종됐다. 

 

오전 7시경 낚시배 침몰사고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은 “해경현장 지휘관의 지휘하에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후 9시25분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상세보고를 받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지원사항을 마련하는 등의 대처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빠른 조치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당시 대처와 명확히 비교됐다. 

 

◇ 괴물이 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

 

한때 희귀병인 거대백악종 질환을 앓아 TV에 출연했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사실상 괴물이 됐다. 자신의 여중생 딸의 친구를 자택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이고 음란행위를 한 뒤 살해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영학의 딸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은 크게 분노했다. 

 

자신의 유튜브에 아내 영정사진을 들고 노래를 부르거나 아내의 시신에 입을 맞추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이어졌고, 국민들의 성금으로 생활해온 이영학이 전신에 문신을 하고 고급 외제차를 끌고 다닌 것도 여론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영학 사건으로 인해 기부를 하지 않겠다는 ‘기부거부 운동’이 일기도 했다.  

 

◇ 조두순 출소 논란

 

과거 등굣길 초등학생을 납치해 강간상해한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이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조두순 출소 반대’ 서명운동이 이어지기도 했다. 

 

60만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하며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았는데, 조국 민정수석은 “처벌강화를 위한 재심청구는 불가능하다”며 사실상 제도적으로 출소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여론은 정부차원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 이대목동병원 날파리 수액과 신생아 사망사고 

 

9월 이대목동병원에서 영아에 투여한 수액통에서 죽은 날파리가 발견됐다. 이후 12월16일에는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던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연이어 발생한 의료사고는 여론의 분노와 불안을 불러왔고,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이대목동병원이 ‘지정보류’ 판정을 받게 됐다. 끊이질 않는 사고로 현재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신뢰도는 끊임없이 추락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리를 제대로하지 않은 병원도 문제지면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3분의1도 되지 않는 인력만 뽑는 대형병원의 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라도 병원에 투입되는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송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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