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흰 늙어봤어? 나는 젊어봤다”…손봉호 교수의 일갈

사회 전반의 대결구도, 욕심부터 버려야…“만고불변의 진리는 없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12/07 [17:16]

“너흰 늙어봤어? 나는 젊어봤다”…손봉호 교수의 일갈

사회 전반의 대결구도, 욕심부터 버려야…“만고불변의 진리는 없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12/07 [17:16]

사회 전반의 대결구도, 욕심부터 버려야…“만고불변의 진리는 없다”

‘자발적 불편운동’ 전개했던 손봉호 교수…보수·노년층 향해 일갈

 

최근 남녀 대결, 애견인과 비애견인 간의 충돌,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이들)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 등 사회 전반적으로 대립구도가 형성돼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는 태극기를 든 노년층과 촛불을 든 청년층으로 사회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상 이념대립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것이다.

 

이에 대해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인 손봉호 교수는 “이념은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그 생각이 절대로 옳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 현실과 이념의 사이에서 계속 대화를 통해 이념을 수정해야지 만고불변의 진리랍시고 떠드는 것은 결국 사람을 쳐 죽이고 만다”고 일침을 놓았다. 

 

▲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이 5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자신의 욕심 버려야…자기 비판능력 키울 필요 있어

“보수실패 원인은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한 탓…잘못 인정해야”

“배신자가 나쁘냐 도둑질이 나쁘냐…국민 위한 배신 두려워말라”

 

5일 나눔국민운동본부에서 만난 손 교수는 최근 활발히 홍보에 나섰던 ‘자발적 불편운동’을 언급하며 사회 전반의 대립문제는 욕심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편하게 이익을 보겠다는 욕심 때문에 비도덕이 만연해진다는 것이 손 교수의 지적이다.

 

자발적 불편운동은 자신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편의를 위해 희생하자는 운동이다.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조금 다리가 아프더라도 일어서 있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앉아서 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발적 불편운동은 최근 논란이 됐던 임산부 배려석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손 교수는 “임산부 배려석 같은 문제는 불편함을 강제하는 것 아니냐. 물론 강제로라도 해야하겠지만 그 전에 자발적으로 (양보)한다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진보·보수 등 이념적 대립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주장이 무조건 옳다는 신념을 버려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념이라는 것은 개인의 이론이 절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것이 어디 있겠나.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서로의 이념이 다르다고 욕을 하느냐. 나 역시 철학을 공부했지만 이념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론이고 관점이다. 그 관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누가 보장하느냐”고 말했다. 

 

손 교수는 진보와 보수 양쪽에 일침을 가했다. 최근 일부 진보진영 지지자들이 사이비 종교집단처럼 무작정 맹신하고, 동의 않는 쪽을 비도덕한 세력이라 폄하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한 말이지만 비판능력 부족이다. 자기비판 능력이 전혀 없는 것”이라 지적했다. 

 

보수실패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소리를 못 들어서 실패한 것이다. 보수는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그래야 권위를 갖지 지금처럼 부패와 연루되면 안 된다”며 “보수를 재건하려면신경과민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교수의 조언과 달리 현재 보수진영에서 잘못을 시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최근에는 바른정당에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배신자’ 프레임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도대체 뭐가 배신자냐. 나쁜 일에 대해서는 배신자가 되는 것이 명예지. 배신이 더 나쁘냐 도둑질하는 것이 더 나쁘냐”고 일갈했다. 

 

그는 “배신에 대해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을 위한 배신은 좋은 배신 아니냐”며 “실제 국민의 이익과 우리 진영이 생각하는 국민의 이익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익이 되겠다는 발상은 좋지만 실제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진영이 잘못돼서 그렇지 내 주장은 옳다고 하는 것은 정말 나쁘다”고 말했다.

 

 © 박영주 기자

 

노인 향한 ‘틀딱’ 비난, 노년층과 청년층 모두의 과오 

“노인들, 이제는 우리 세상이 아냐…인정하고 내려놔야”

“청년들, 너희는 늙어봤어? 나는 젊어봤다…노인들 말 참고만 하길”

 

손 교수는 최근 박근혜 탄핵과 관련해 ‘틀딱’이라는 비하적 표현이 확산된 것에 대해서도 노년층과 청년층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변화의 속도가 빨랐던 탓에 세대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노년층은 과거에 먹을 걱정을 해야했지만, 지금의 청년층은 식량걱정에서 자유롭다는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두 세대가 서로의 삶에 대해 상상조차 할 수 없어 갈등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대갈등으로 사회가 몸살을 앓는데는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이 손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노인들에게 “이제는 우리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옛날 사고방식 가지고 요구하면 싫은 소리나 듣지 뭐가 좋겠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젊은 사람들 세상인데 내려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젊은 사람들을 향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너희는 늙어봤어? 나는 젊어봤다”라고 웃으며 반론을 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에 비해 세상경험도 짧고 그렇지 않나. 지금은 대단히 자기들이 옳은 줄 착각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면 젊을 때 착각했던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 생각이 옳다고 하는 것도 역시 어린 것이다. 말하자면 미숙하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 일침을 놓았다. 

 

손 교수 본인도 과거 젊은 날의 철없음이 있었다. 그는 “중학교 때 이런 글을 쓴 기억이 난다. ‘우리가 어른들을 이해해야한다. 노인들은 도무지가 케케묵어서 우리가 이해해줘야한다’라고. 얼마나 그때 건방졌던가. 지금은 부끄럽다. 미숙의 전형”이라며 “나 역시도 그런 짓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젊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청년들에게 너무 노인들의 말을 무시하지도 말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도 말라고 조언했다.

 

“노인들이 하는 잔소리는 젊은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기면 망한다는 걱정때문이다. 물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도 없다.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면 된다. 어차피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은 젊은 사람들 아니냐. 다만 옆에서 잔소리 하는 노인들이 있어서 세상이 발전하기도 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될 거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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