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혼자서도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7/11/21 [10:11]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혼자서도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7/11/21 [10:11]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슈퍼맨의 죽음 이후 ‘마더박스’를 차지하기 위해 슈퍼빌런 스테픈울프가 파라데몬 군단과 함께 지구를 침공하게 된다. 슈퍼맨의 희생에 감명 받은 브루스 웨인(배트맨)은 다이애나(원더 우먼)과 함께 새로운 동료들을 모아 ‘저스티스 리그’라는 팀을 꾸린다. 새로운 멤버들 빛의 속도로 달리는 배리 앨런(플래시), 사고로 인해 몸의 대부분이 기계가 된 빅터 스톤(사이보그), 그리고 아틀란티스 왕위 계승자 아서 커리(아쿠아맨)과 함께 지구를 스테픈울프로부터 지키기 위해 전투를 벌이게 된다.

 

마블의 독주를 막기 위한 DC의 야심작 ‘저스티스 리그’가 드디어 개봉했다. ‘저스티스 리그’는 DC의 입장으로 ‘돈 오브 저스티스’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많은 혹평을 받은 동시에 마블의 최근 개봉작 ‘토르:라그나로크’가 인기를 몰았기 때문에 무조건 성공시켜야 하는 영화였다. 많은 기대와 우려를 몰았고, 실제로 DC의 전 작품들보다는 원래의 장점을 유지함과 더불어 많은 점들이 개선되기는 했다. 하지만 다른 히어로 팀업 영화들과 비교하기에는 스토리상으로 턱없이 부족하면서, 히어로들 각각의 매력에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며 마블과의 경주에 한없이 뒤떨어진 모습을 또 다시 보인다.

 

‘저스티스 리그’는 제작기부터 순탄치 못했다. ‘돈 오브 저스티스’ 제작을 맡았던 잭 스나이더가 중도에 하차했고 ‘어벤저스’를 감독했던 조스 웨던이 메가폰을 잡았다. 재촬영과 많은 편집을 겪고, 감독이 중도에 바뀐 영화치고는 상당히 분위기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했던 노력이 보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DC가 마블을 의식해서 좀 더 유머스럽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었고, 이는 전체적으로 DCEU를 위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캐릭터들 개개인의 매력이 확실한지라 그들의 조화는 잘 이루어 졌다. ‘돈 오브 저스티스’의 거의 유일한 장점이었던 영상미와 몇몇 액션 시퀀스들은 박진감 넘치고 보기에도 만족스럽다.

 

▲ (이미지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하지만 DC의 단점들은 더욱 더 뚜렷하다. 평면적이고 CG로 만들어진 악역은 물론, 캐릭터들 또한 빌드업과 목적성이 너무나도 흐지부지하다. 이유는 런닝타임에서 찾을 수 있다. ‘저스티스 리그’의 런닝타임은 121분, 2시간 1분으로 역대 DC 영화들 중에 가장 짧은 영화이다. 이는 DC 상부의 지시로써 상영 시간을 줄여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이었지만, 실제로 영화에 악영향 밖에 미치지 않았다. ‘저스티스 리그’는 2시간 1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러한 일들을 해야 했다 – 3명의 새로운 캐릭터를 소개하고 포섭하기; 빌런 소개하고 설명하고 주인공 상대로 이기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몰락하기; 히어로들간의 분쟁을 보여주고 후에 결합시키기; 히어로들 주변 인물들 설명하기; 속편을 위해 복선 깔아두기; 기승전결을 가진 스토리 만들기. 마블이 수많은 히어로 솔로 영화들로 다져놓은 기반을 영화 하나 만에 이루는 동시에 팀업까지 시도하니 당연히 영화가 급하고 개연성이 어색해 보일 수밖에 없다.

 

영화의 균형상으로 가장 거슬리는 것은 캐릭터들의 역할이다. 이는 배트맨이 스테픈울프의 졸개 한 명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장면과 슈퍼맨이 클라이막스에 와서 모든 것을 정리하는 장면의 대조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근본적으로 인물들이 왜 필요한지, 그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여기에 있는지 전혀 설명이 안 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다. 슈퍼맨을 바로 다음 영화에 부활시켜 모든 것을 해결할거면 도대체 왜 죽였고, 그가 결국 모든 것을 해결할 거면 왜 팀을 모았는지 궁금증 또한 부른다. ‘저스티스 리그’가 팀으로써 활동하는 모습이 너무 부족하다. 

 

DC는 급하다. 마블을 따라가기 급하고, 돈 벌기 급하고, 좋은 평가를 받기 급하고, DCEU를 설립하기 급하다. 이들의 졸작 서열에 ‘저스티스 리그’는 추가되었고, 팬들의 응원보다는 분노를 더욱 더 사면서 마블의 이상적인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수=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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