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방대한 법정 드라마 속 인물들 간의 괴리감 '침묵'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7/11/06 [15:21]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방대한 법정 드라마 속 인물들 간의 괴리감 '침묵'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7/11/06 [15:21]
(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재력과 사랑을 모두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약혼녀 ‘유나’(이하늬)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 딸 ‘임미라’(이수경)이 지목되었다. 임미라는 그날 기억이 없고, 임태산은 미라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변호사 ‘최희정’(박신혜)를 선임한다. ‘동성식’(박해준)이 이끄는 검사측과 치열한 법정 공방 중, 그날의 CCTV영상을 가지고 있는 ‘김동명’(류준열)의 존재가 드러나고, 사건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이번엔 ‘침묵’으로 돌아왔다. 2013년 개봉한 페이 싱 가독의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인 ‘침묵’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 중 한 명인 최민식과 함께 다소 파격적일 수 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125분이라는 런닝타임 동안 법정물과 드라마를 오가면서 큰 반전을 향해 달려가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후 크게 느껴지는 것은 많은 의문점들과 인물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력이 빛을 보긴 한다. 결국 ‘침묵’은 비교적으로 얕은 논리성과 개연성, 그리고 관객들이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스토리만 남아 있을 뿐이다. 

 

‘침묵’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연기다. 여기서 불편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영화 전체에 중요 인물들 간의 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해 투자된 시간이 너무 적기 때문에 스토리가 말이 되게 하고, 관객들이 공감하게 만드는 역할은 전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민식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결말의 감정선을 정당화 시키는 연기를 선보인다. 중년의 남성이 파괴된 삶에 대하는 반응,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을 잃은 남자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최민식의 딸로 나오는 이수경도 대단한 연기를 선보인다.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최민식과 함께 영화에게 공감성을 더하려고 고군분투한다. 이하늬, 박신혜, 류준열, 박해준, 조한철 모두 영화에 일정 기여를 하고, 법정 드라마를 리얼리즘과 긴장감이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개연성과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 시간의 배분과 투자를 잘 못 했기 때문이다.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앞서 말한 것처럼 중요 인물들간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너무 적은 시간이 투자된다. 최민식과 이하늬의 사랑을 진실 되게 보여주는 장면들은 거의 없고, 이수경에 대한 최민식의 부성애를 표현하는 장면들도 몇 없다. 거대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부가적 요소들 또한 너무 많이 첨가되어 있다. 박신혜와 박해준의 과거사의 필요성, 김동영 인물의 동기과 계기 등등 가뜩이나 복잡한 스토리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든다. 너무 방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영화는 긴장감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게 되고, 결말에 다가갈수록 관객들을 지치게 만든다. 런닝타임이 길고 지루한 부분들이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는 후에 반전의 무게감을 줄이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침묵’은 웰메이드 법정 드라마의 긴장감과 인물 내부의 감정의 정교한 표현 모두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국 영화에 공감을 더하는 것은 스토리의 개연성과 인물들의 행동들에서 얼마나 관객이 자기 자신들을 찾을 수 있나이고, ‘침묵’은 결정적으로 이를 부족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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